태권도 경기

“저건(뒷걸음질) 무슨 기술이냐?”고 어느 외국인이 국내 태권도인에게 묻더라는 것이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 때 일이다. 태권도를 부끄럽게 만드는 질문이었다.

경기에 흥미가 없는 스포츠는 관중이 없고 관중이 없는 종목은 쇠퇴한다. 태권도 경기가 흥미가 없다는 말은 전부터 있어 왔다. 이번 올림픽 막판 남자 태권도 80㎏급 결승전서 문대성 선수의 왼발 돌려차기로 그리스 선수를 KO시킨 일이 없었으면 세상에 가장 멋대가리 없는 스포츠가 될 뻔 했다.

태권도는 발 만이 아니고 손도 쓴다. 격파는 곧 수도(手刀)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발치기로만 경기를 한다. 족도(足刀)만 쓰는 태권도 경기는 반쪽 경기다. 손도 써야 한다.

가슴에 붙이는 보호 장구를 상체에 확대시켜 리모콘 장치로 수도가 가해지면 강도에 따라 점수가 나오는 전자감응 시스템의 개발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 이렇게 해서 손발 다 쓰는 태권도 모습 본연의 경기를 치러야 흥미를 가질 수가 있다.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에서 우리 선수들이 딴 금메달은 겨우 2개다. 태권도 수준이 급속히 평준화돼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이 종주국이다. 태권도 경기의 개선을 종주국이 앞장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슈, 일본은 카라데를 올림픽 종목에 넣기 위해 맹렬한 이면활약을 하고 있다. 물론 우슈나 카라데가 아직은 올림픽 경기로 채택될 가능성은 적다. 올림픽 종목이 되려면 일정한 수의 나라에 널리 보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권도 경기가 지금처럼 흥미가 없어서는 위태롭다. 일본이나 중국의 시샘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태권도 경기가 흥미없는 것으로 평판난 것을 기회삼아 올림픽에서 제외시키는 공작을 펼 수가 있다. 공작설이 나돌기도 한다.

태권도 경기를 흥미있게 만드는 일은 이같은 방해도 방해지만 태권도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아주 절실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태권도 경기를 보이도록 해야 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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