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행정구역

1945년 광복이후 남쪽의 행정구역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북녘 역시 마찬가지다. 시·도 단위로만 하여도 이북 5도에 국한하던게 1특별시(평양) 3개 직할시(개성·남포·청진)에 9개 도로 모두 13개 시·도가 됐다. 특이한 현상은 함경남도이든 원산시를 강원도 도청 소재지로 하는 강원도를 두고 혜산시를 도청 소재지로 하는 양강도, 강계시를 도청 소재지로 하는 자강도가 증설된 점이다. 황해도 또한 해주를 도청 소재지로 하는 황해남도와 사리원을 도청 소재지로 하는 황해북도로 분할 하였다.

주목할 대목은 남쪽에서 광주·대전·울산 광역시가 생기기 전까지는 북쪽의 시·도가 남쪽 시·도 수와 같다는 점이다. 장차 한반도 통일을 위한 대표자 선거를 하면 인구 비례가 아닌 지역대표로 동등한 수의 자격을 갖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 북쪽이 또 다른 직할시·도를 증설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북의 행정구역 개편에서 특이한 것은 1952년 행정의 4단계 구조에서 읍·면 단위를 폐지해 3단계로 개편한 점이다. 또 1982년 문화혁명 땐 봉건잔재 일소책으로 많은 동명을 개칭했다. 예를 들면 함흥시 용성구역 구룡1동을 ‘금빛동’으로, 구룡2동은 ‘은빛동’으로 개칭하였다. 평양 시내의 주요 거리를 ‘주체사상탑 거리’ ‘개선문 거리’로 고쳐 부른 것도 이 무렵이다.

이번에 대폭발 사고가 난 양강도 김형직군은 원래 평안북도 후창군이다. 북에 의하면 ‘김일성 수령의 아버지 되는 김형직 동지가 후창군에서 항일운동을 벌였다’ 하여 1954년 김형직군으로 개명하였다. 김형직군의 도 명칭이 양강도인 것은 압록강과 두만강 양쪽을 다 끼어 두 강이 흐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북녘은 모두 13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행정구역 개편을 단행하였다. 광복 이후 오랜 분단의 탓일까, 50년 전의 주소로는 제대로 찾아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이도 분단 증후군이 아닌가 생각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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