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의 날

“돌아보면 그래도 / 보람이 있을 거 같아 / 이 길로 왔습니다. // 밥을 먹이다가 혹은 / 옷을 입히다가 아무 때나 올라오는 역겨움도 / 그래서 참을 수 있었습니다. // 어느 날인가 출근한 아침 / 마음보다 몸이 먼저 와 있는 걸 알게 된 그날부터 / 앞으로도 매일 그 만큼씩 참아야 한다는 게 두려웠습니다. // (중략) // 아이들 말도 알아 듣고 / 소변 본 아이 팬티 올려주는 것도 할 만한데 지금 / 그만 두면 누가 와서 그걸 처음부터 하란 말입니까. // 이 아이 두 손 꼭 잡아 / 뒤처진 마음 끌어 당기는 출근 길은 / 네 발로 기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 / 나를 키우던 엄마의 마음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우광혁 교수가 쓴 재활원의 선생님들께 바치는 詩 ‘내가 아니면 누가 이 길을…’의 일부다.

지난 9월 10일 경기도와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주최·주관으로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있은 제5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 및 경기사회복지가요제는 ‘요셉의 집’ 휠체어댄스 공연이 서막을 열었다. 지체장애·정신지체 1급 장애우들의 요양시설인 ‘요셉의 집’ 사람들은 비록 몸은 휠체어에 앉았지만 도우미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경쾌한 음률에 맞춰 댄스를 선보여 초장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번째는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청운무용단이 출연, 흥겨운 민요가락과 율동으로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참된 복지 세상!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을 위해 사회복지 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사회복지시설 대표자들에 대한 시상식을 끝내고 이어진 경기사회복지가요제는 가수 박마루·현숙·여행스케치· 통기타그룹 스카이블루가 출연한 가운데 15팀의 장애우와 가족들이 어우러진 축제였다. 이날 손학규 도지사는 “아직도 열악한 사회복지시설이 아쉽다”며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 사회복지사들의 정성은 바로 나를 키우던 ‘엄마의 마음’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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