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공무원들의 ‘무사태평’

옛말에 ‘무사태평(無事泰平)’이란 말이 있다. 아무 일에도 개의치 않고 태평함을 뜻하는 말이다. 요즘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광명지역 대형 쇼핑몰인 ‘크로앙스’가 지난 17일 문을 열었다. 크로앙스는 지난 16일부터 인기 가수들을 초청, 정문 앞 무대에서 개점 기념 이벤트를 펼쳤다.

그러나 크로앙스는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와 말썽을 일으켰다. 인도와 도로를 막고 행사를 벌였고 이때문에 이곳을 지나 가는 차량들이 뒤엉켜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더욱 심각한 건 시와 경찰 등 당국의 안전사고에 대한 안일한 대처다.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자 10~20대 팬들이 가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갑자기 무대 앞으로 모여 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크로앙스가 차량 통행을 위해 모든 직원들을 동원, 인간 띠잇기 형식으로 만든 저지선이 점점 도로 쪽으로 후퇴하면서 자칫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까지 연출됐다.

사고는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시와 경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만일 순간적으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시와 경찰은 입버릇처럼 “인명 사고가 날 때만 개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다.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 나가는 올바른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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