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질주해 온다. 미국 대통령은 소행성 폭파를 추진한다. 무게 5천억t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인류 공멸의 재앙을 맞기 때문이다. 마침내 우주선이 출발한다. 핵 폭탄으로 소행성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다. 우주선은 소행성에 안착, 천신만고의 작업 끝에 폭발을 시도했으나 실패한다. 소행성을 겨우 두 조각으로만 냈을 뿐 당초 계획한 공중분해는 이루지 못한다. 지구는 이제 두 개의 소행성으로 공포에 잠긴다.
미국 대통령은 소행성 충돌이후 3년을 견딜 수 있는 산간벽지 동굴로 제한된 사람을 선발하여 피신시킨다. 홍수의 ‘방주’가 아닌 방주구실을 할 소행성의 동굴인 것이다. 이러는 사이에 두 개의 소행성 중 작은 것이 대서양에 떨어진다. 대서양은 가공할 해일을 일으켜 뉴욕,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여러 도시를 비롯한 미 동부지역을 휩쓸면서 쑥대밭을 만든다.
이미 떨어진 작은 소행성보다 훨씬 더 큰 또 하나의 소행성도 벌써 대기권을 들어서 지구로 돌진한다. 지구는 거의 절망이다. 이 때 우조선 선장은 남은 핵 폭탄을 우주선에 실은 그대로 큰 소행성에 뛰어들어 자폭함으로써 공중분해 시키는 데 성공한다. 우주선 대원들의 비장한 순직으로 지구를 구출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파라마운트사가 제작하고 미미 레더가 감독한 영화 ‘딥 임팩트’의 내용이다. 물론 황당한 공상영화다. 그러나 근래 외신이 전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발표는 영화 ‘딥 임팩트’를 연상케 한다. 지난달 29일 길이 4.6㎞ 폭 2.4㎞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갔다는 것이다. 스쳐갔다는 게 지구와 달 사이의 4배인 160만㎞라지만 이같은 근접은 천문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것으로 드문 현상이라는 것이다. 만일 이 소행성이 지구의 육지에 떨어졌다면 공룡멸종과 같은 재앙이 일어났을 지도 모른다. 핵 폭탄 수십개, 수백개가 폭발하는 위력으로 뿜어내는 잿빛구름이 햇빛을 수년동안 가리게 된다.
천문학계는 크고 작은 이같은 소행성이 3만개에서 4만개로 추정하고 있다. 소행성은 태양계를 멋대로 휘젓고 돌아다니는 우주의 무법자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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