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지 않겠다.
사람 많이 다녀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길을
가지 않겠다
풀 한 포기 없어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길을
가지 않겠다
물 한 방울 없어
꽃 한 송이 피지 않는 길을
가지 않겠다
사랑아
원망과 분노와 증오와 절망에 짓밟혀
숨막히는 길을 이제는 갈아엎자
부푼 흙에 돋는
질경이, 제비꽃, 달맞이, 명아주, 달개비, 토끼풀
저절로 나는 것 중에 우리 손으로
살려야 할 것과 제거해야 할 것 구분짓지 말자
다만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되는 정확한 판단만 있으면 되리라
저절로 나서
저절로 지는
모두가 외로워서
서럽도록 아름다운 그 길이 그립다
<시인 약력> 전남 순천 출생 / ‘문학 21’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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