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 볼’은 프랑스의 ‘크로케’에서 힌트를 얻어 1947년 일본인 스즈키 가즈노부가 고안한 경기다. 골프와 당구를 합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가로 25m, 세로 20m의 코트에서 각각 5명으로 이뤄진 두 팀이 스틱으로 각자의 공을 치는 경기다.
3개의 게이트를 통과하고 경기장 가운데에 세워진 막대(골폴)을 맞히면 득점한다. 게이트 1개를 통과할 때마다 1점씩을 준다. 마지막으로 골폴을 맞히면 2점을 준다. 30분 안에 5명이 모두 골폴까지 맞혀 25점(5명×5점)을 먼저 얻으면 이기는 방식이다. 만일 30분 안에 두 팀 모두 25점을 얻는 데 실패하면 많은 득점을 한 쪽이 이긴다.
타격기회는 1인당 차례로 1번씩 주어진다. 하지만 게이트를 통과할 때 자기 공으로 다른 공을 맞히는 ‘터치’를 하면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 자기 공으로 상대팀 공을 경기장 밖으로 밀어낼 수도 있다. 따라서 경기 전에 얼마나 요령있게 선수들의 타격순서를 배치하느냐가 경기 승패의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이트 볼은 한 순간에 큰 힘을 내야하는 동작이 없기 때문에 특히 노인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게이트 볼은 골프나 테니스를 치던 사람들이 주로 많이 즐기는데 개인운동 측면이 강한 골프에 비해 게이트 볼은 5명이 팀을 이뤄 하는 단체경기여서 팀워크와 작전이 필요하다. 또 작전을 짜느라 머리를 써야 하므로 치매 예방도 되고 계속 걷다 보면 운동량도 만만치 않다.
게이트 볼 전국 회원수는 대략 3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 중 90% 이상이 60살 이상의 노년층이다. 수원, 서울, 전주, 광주, 제주 등지에는 전용경기장까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로 애호가들이 많은데 부인과 함께 게이트 볼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은 게이트 볼을 즐길 여력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공원에서 우두커니 혼자 또는 삼삼오오 앉아 있는 노인들을 보노라면 지방자치단체 당국이 공원에 게이트 볼 경기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는 노인은 너무 쓸쓸해 보인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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