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고통지수

국민이 겪는 고통은 정신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이 있다. 경제적인 것은 경제생활의 어려움이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는 소비의 연속이다. 일상의 의·식·주 생활 자체가 돈이다. 이밖의 자기생활 역시 돈이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돈을 벌어야 산다. 인간은 소득을 필요로 한다. 소득을 위해서는 생업을 가져야 한다. 생업을 가져도 물가가 안정돼야 한다. 물가 상승률이 소득을 앞지르면 실질 소득은 그 만큼 줄어 마이너스 소득으로 역전된다. 국민고통지수란 것이 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의 한계로 치수를 계산한다.

찬바람은 불어오는 데 노숙자는 늘어만 간다. 장년실업은 물론이고 청년실업 또한 멈출 줄을 모른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거의 연일 치솟기만 한다. 도대체가 뭐 하나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 신용불량자만 해도 매월 3만9천여 명씩 늘어나 신용불량자 구제가 말처럼 효과를 못 보고 있다.

경제는 국가경쟁력이 생명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형편없이 낮게 매겼다. 이에 의하면 국가경쟁력이 18위에서 29위로 11단계나 곤두박질 쳤다. 불과 1년 사이에 이런 급전직하의 변이 생겼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경제를 걱정한다. 외국인들만이 아니다. 민중사회는 더 많은 걱정을 한다. 이런 데도 태평스런 사람들이 있다. 권력을 쥔 위정자들이다. 청와대측은 국가경쟁력 악화에 코방귀를 뀌고 있다. 조사가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WEF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일이다. 하긴, “큰 틀로 보면 한국경제는 잘 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큰 틀이란 게 뭔지는 몰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다. “경제를 걱정하는 것이 되레 걱정이다”라고도 했다.

국민고통지수가 심각하다. 지난 8월의 고통지수가 8.3으로 2001년 6월의 8.4이후 3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 기관이 아닌 재경부 통계가 이러하다. 이도 잘못된 것이라 할지 모르겠다. 뭘 모르는 소리만 거듭 되풀이하는 청와대 사람들이 정말 답답하다. 외계인들 같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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