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하는 텃새다. 지구상에는 19종의 참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나라에는 참새와 섬참새의 2종이 살고 있을 뿐이다. ‘물명고·物名考’에 따르면 참새는 한자어로 작(雀)이 표준어였고 와작(瓦雀)·빈작(賓雀)·가빈(嘉賓)이라고도 하였다. 늙어서 무늬가 있는 것은 마작(麻雀), 어려서 입이 황색인 것은 황작(黃雀)이라 하였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진쵸’를 참새라 하였는데 진쵸는 진추(眞?), 참새라는 뜻이다. 참새는 겨울철 특히 납일(臘日)에 많이 잡아 구워 먹어 납향절식의 하나로 꼽기도 하였다.
특히 함경남도 갑산에서는 겨울이 되면 말총으로 만든 올가미나 덫으로 참새를 잡아 독안에 모아 두었다가 납일에 구워 먹었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금부 중품에는 참새의 알·뇌·머리피의 약효가 기록돼 있고, ‘동의보감’에는 참새의 고기·뇌·머리피·알과 수컷의 똥의 기(氣)와 미(味), 그리고 약효를 소개하였는데 고기와 알은 정력제, 뇌는 귀머거리를 주치하고, 머리피는 작맹증(雀盲症·야맹증)을 다스린다고 한다.
수컷의 똥은 목통(目痛)·웅절·현벽(?癖·응어리)·산가·기괴(氣塊)·복량(伏梁)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새끼 체중은 23g, 어미는 22~26g 정도의 참새에 약효가 이토록 다양한 게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최근 알려진 사실로 북한의 김일성이 생전에 덮고 자던 이불은 참새의 턱 밑 잔털 만을 써서 특별히 만들었다고 한다. 김일성 장수연구소 기초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1998년 탈북한 한의사 석영환씨가 낸 책 ‘김일성 장수건강법’을 보면, 김일성 이불 한 채를 만드는 데만 70만 마리의 참새가 필요했다.
17세부터 20대 초반의 미모가 빼어난 여성들로 이뤄진 ‘기쁨조’가 있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참새의 턱 밑 잔털 만을 써서 만든 이불 얘기는 초문이다. 김일성은 겨울에 누런 강아지를 사과나무 뿌리 부근에 묻어 놓고, 봄에는 그 자리에 개구리를 묻어 양분으로 사용해 재배한 일명 ‘단백질 사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권력자의 욕심이 실로 불가사의하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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