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쇠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시조 아담(Adam·헤브라이어로 ‘사람’이라는 뜻)과 그의 아내 하와(Hawwah·이브·Eve:하와의 영어명)는 큰 아들 가인(Cain)과 작은 아들 아벨(Abel)을 낳았는데, 가인은 농사 짓는 자 였고 아벨은 양치기 였다.

형제는 땅의 소산과 양의 첫 새끼를 각각 신(神·야훼)에게 제물로 바쳤는데 신은 양새끼만 좋아하고 땅의 소산물은 좋아하지 않았다. 가인은 동생 아벨을 질투하여 들판으로 불러내 돌로 쳐 죽여 인류최초의 살인자가 된다. 이 죄로 가인은 에덴동산을 떠난다.

구약성경 ‘창세기’ 4장22절에 철기 제조 기술자 얘기가 나온다. 에덴의 동쪽 땅에서 살게 된 가인의 7대손 ‘두발가인’이다. 그는 ‘구리와 무쇠로 여러가지 날카로운 기계를 만드는 자’라고 밝혀져 있는데 아마 이것이 철기제조에 관한 세계 최초의 기록으로 여겨진다.

‘날카로운 기계’란 각종 농기구·수렵도구·공구 등의 철붙이를 가리킨다. 두발가인은 철붙이를 만드는 대장장이었다.

‘두발가인’이란 ‘두발지방의 가인’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가인은 고대 히브리어로 ‘무쇠를 불에 달구어 철기를 만드는 일’, 즉 ‘단야(鍛冶)’를 가리킨 말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두발가인의 조상인 가인도 야장(冶匠)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철기의 사용은 소아시아의 힛타이트인에 의해 서기 전 1500년경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1925년 이 지방에서 출토된 진흙판문서에 의하면 이곳 사람들은 서기 전 2400년에 이미 선철과 강철의 차이를 알고 있었고 만드는 법도 익히고 있었다. 강철은 당시 귀금속이었다. 그들은 이것으로 생활필수품만이 아니라 장신구를 다투어 만들었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혹성이 폭발하여 지구로 날아온 철운석도 귀중품이었다. 대체로 사하라 사막이나 남극 등에서 발견된다. 인간생활에 유용한 금속 무쇠의 장점은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유용하게 쓰이다 끝내는 흙으로 되돌아간다. 공해로 남지 않는 무쇠는 그래서 자연이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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