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hall we dance?.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 수퍼사이즈 미

■shall we dance?

그의 생활은 춤과 함께 달라진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쉘 위 댄스?’는 리메이크 영화의 미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웬만해서는 원작의 매력을 뛰어넘기 힘든것이 리메이크 영화의 태생적 약점. 그렇다면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철저한 현지화(때에 따라서는 현대화)가 아닐런지.

‘쉘 위 댄스?’는 1996년 일본 영화 ‘단스오 시마쇼우까’(영어명은 쉘 위 댄스)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이미 검증 받은 시나리오에 리처드 기어, 제니퍼 로페즈라는 인기 배우가 주연을 맡았으니 대단히 매력적인 조합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현지화에 삐거덕거린다. 마치 얌전한 모범생처럼 원작을 부지런히 쫓아가는데만 신경을 썼다.

점프하고 싶은 것을 참고 발만 동동 구르는 격이라고나 할까. 일본 영화에서야 심심하고 정갈한 맛이 미덕이지만, 그것이 할리우드화될 때는 분명 어느 정도의 변신은 따라야 하는 법.

뉴욕에서 20년 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부러울 것 없는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클라크. 그러나 삶은 무료하다. 부자들의 유언장을 써주는 일도 이제는 기계적이다. 아내와 영화 한번 보러 가는 것도 어렵다. 그런 그가 퇴근 길에 전철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던 볼룸댄스 학원을 용기 내어 찾는다.

그의 생활은 춤과 함께 달라진다. 물론 단순히 춤 때문만은 아니다. 젊고 아름다운 댄스교사 폴리나의 존재 자체가 설레게 한다.

춤은 등장인물들을 모두 즐겁게 만든다. 초보자들의 열정이 폴리나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하고, 술에 의지하던 원장 미찌도 ‘건전’하게 만든다. 또한 남편이 바람 난줄 알고 긴장했던 비벌리도 결혼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춤을 배우는 사실을 숨겨온 클라크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더 바랄 게 없는데 더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것이 부끄러웠다”며 비벌리에게 고백한다. ‘쉘 위 댄스?’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메마른 인생에 용기내어 기름질을 쳐보자고 조용히 이끄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 자체에 좀 더 기름칠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

‘웬수’와의 ‘사랑방정식 ’

‘007’ 시리즈의 피어스 브로스넌과 아카데미 영화제 단골 후보 줄리언 무어가 법정에서 만났다.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원제 Laws of Attraction)’의 주인공은 둘 다잘 나가는 이혼 전문 변호사. 줄리언 무어가 연기하는 오드리 우즈는 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치밀한 논리로 승소율 100%를 자랑하며, 피어스 브로스넌이 배역을 맡은 대니얼 래퍼티는 풍부한 경험에 토대를 둔 예리한 직관으로 불패 신화를 쌓아왔다.

첫 대결은 오드리의 어이없는 완패로 끝난다.

대니얼의 후줄근한 옷차림을 보고만만한 상대를 만났다고 안심하다가 의뢰인의 정신병력을 모르고 지나쳐 보기좋게 한방 먹은 것이다.

그러나 이는 워밍업을 위한 오픈 게임. 아일랜드 고성(古城)이 위자료로 걸려있는 록 스타 손 제미슨(마이클 신)과 패션 디자이너 세레나(파커 포지) 부부의 이혼 소송을 두고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친다.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대던 둘은 아일랜드 고성으로 현지 답사를 갔다가 만나 마을의 전통축제를 함께 즐기며 가까워진다.

일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술에 잔뜩취해 정신을 잃은 뒤 아침에 깨보니 둘이 한 침대에 누워 있는 것. 게다가 손가락에 같은 반지가 하나씩 끼워져 있다.

둘은 엉겁결에 부부가 됐다는 사실을 감추기로 하고 뉴욕으로 돌아가 이혼소송변론을 계속한다. 이제는 법정에서의 승부보다는 사랑의 줄다리기 결과가 궁금해진다.

두 배우의 매력을 제쳐놓는다면 호감을 살 만한 요소가 그리 많지 않다.

98년 ‘슬라이딩 도어즈’로 감각적인 재능을 과시한 피터 호위트 감독이 지난해 ‘미스터 빈’(로완 애킨슨)의 원맨쇼에 기댄 ‘쟈니 잉글리시’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도 주연배우의 후광에 연출력이 빛을 잃은 듯한 작품으로 실망시켰다.

● 수퍼사이즈 미(Super Size Me)

한달동안… 맥도날드만 먹어봐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 ‘수퍼사이즈 미’(Super Size Me)가 12일 개봉한다.

영화가 화제를 낳은 것은 감독이 스스로를 직접 ‘마루타’로 사용해 실험을 했다는 점에 있다. 모건 스펄록 감독은 30일 동안 하루 세 끼를 맥도날드만 먹으면서 자신의 몸에 생기는 변화를 관찰했다. 직접 실험 대상이 된 만큼 영화는 전형적인 ‘미(me) 다큐멘터리’의 형태를 띠고있다.

때문에 영화의 중심에 있는 것은 흔히 다큐멘터리 하면 떠오르는 객관성보다는 감독이 강한 말투로 펼쳐내고 있는 주관적인 주장에 있다.

객관성을 위해 감독이 세워 놓은 기준은 ‘물을 포함해서 카운터에서 주문이 가능한 것만 먹을 수 있다’, ‘권하지 않으면 슈퍼사이즈 메뉴는 시킬 수 없다’, ‘메뉴에 있는 음식은 최소한 한 번은 먹어야 한다’의 세가지. ‘건강한 몸’임을 입증하기위해 두 명의 의사에게 건강 검진을 받았다. 영화 속 카메라는 감독이며 동시에 주연배우인 모건 스펄록의 몸을 하루하루 체크해 나간다.

햄버거에 ‘물려’ 구토를 하는 장면이나 ‘위와 아래’에서 가스를 뿜어내는 것을 보여주는게 실험의 전반부. 중간중간 몸무게 체크나 건강 혹은 체력 점검이 계속되고 날짜는 하루 하루 지나가 30일째를 향한다. 무모해보이는 이 실험은 생각보다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나트륨 수치가 점점 높아지더니 피곤과 두통은 점점 쌓여갔다. 결국은 의사로부터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을 지경에 이르렀고 체중은 11㎏ 이상이 늘어났다. 원래 체중을 되찾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14개월이나 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시작됐지만 영화가 진행되는 방식은 다소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다.

이는 영화의 구성이 비교적 단조롭기 때문. 영화는 주인공의 몸상태를 날짜별로 체크해가며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설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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