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여성 관련 성범죄나 납치사건 등이 발생하면 또 화성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전대 미문의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86년부터 91년까지 9차례)이 발생한 곳이 화성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으로 화성을 바라보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여대생 실종사건 직후 경찰 수천명이 투입되고 있으나 범인 윤곽은 안갯속에 가려진 채 딜레마에 빠졌다. 사건을 전담하는 외근 형사들은 물론 내근 직원들을 제외한 모든 인원들이 여대생 실종사건에 20일이 지나도록 매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목격자나 단서, 제보 등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어떤 것도 수사선상에 드러 나지 않아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처럼 사건이 장기적인 국면에 접어 들자 화성경찰서는 112순찰대와 해병전우회, 민간기동순찰대 등의 협조를 얻어 야간에 귀가하는 부녀자들을 차량에 태워 호송하는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 한적한 산길이나 버스정류장 등 인적이 드문 곳에 전·의경 3개 중대 240여명을 배치하는 방범활동과 경찰 호루라기 2천개를 여학생과 부녀자 등에게 나눠 줘 제2의 여대생 실종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루 빨리 사건을 해결하라는 질책과 채근도 필요하다.
하지만 벌써 수십일째 사생활을 접어둔 채 파김치가 된 고단한 몸을 이끌고 밤낮으로 범인 검거에만 몰두하는 일선 형사들에게 아낌없이 보내는 격려야 말로 보약에 버금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조윤장기자 j60@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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