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납북자들은 대부분 북에서 죽었다. 이밖에도 어선 납북, 제3국에서의 납북자 등이 있다. 정전되고 나서도 송환되지 않은 국군 포로들이 또 있다. 확인된 납북자는 486명이다. 억류된 국군 포로는 538명이다.
북은 대남공작을 위해 일본인들도 납치했다. 이를 줄곧 부인하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할 수 없이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납치 사실을 시인했다. 납북자 문제를 국교 수교의 선결 조건으로 압박하였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여름에 납북자 5명과 그 가족들을 평양서 고이즈미 총리가 타고 간 비행기에 태워 직접 데려왔다. 그리고 10여일 전에는 납북되어 북에서 죽은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일본에 도착했다. 1977년 당시 열세살의 여중생이었던 요코다가 27년만에 한 줌의 재로 귀국하자 일본 열도는 분노로 들끓었다. 요코다는 북에서 결혼까지 했으나 우울증 끝에 자살했다.
유골 송환은 또 있다. 미국은 정전된지 51년이 된 지금도 북에서 전사한 유해를 미국 본국으로 데려가고 있다. 1996년부터 북에서 죽은 미군 유해를 송환한 게 200여 구나 된다. 올해만도 발굴작업을 통해 40여 구를 수습해 갔다. 미국은 발굴비로 달러를 준다. 북의 미군 유해 발굴작업은 일종의 외화벌이인 셈이다.
미국의 전사자 유해 수습이나 일본의 납북자 데려가기는 침해된 주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주권국가의 자존심이다. 이래서 비록 죽은 사람이지만 자국민 유해 보호에 그토록 힘을 쓴다.
우리는 죽은 사람의 유해는 고사하고 산 사람도 못데려 온다. 데려오는 것은 고사하고 쉬쉬해가며 말도 못 끄집어 낸 채 눈치만 살핀다. 해마다 쌀 40만t과 비료 30만t을 인도적 차원에서 북에 준다. 이게 다 국민의 세금이다. 납북자 송환도 인도적 문제다. 우리는 인도주의를 아까지 않는 데도 저들은 인도주의를 외면한다. 단순히 외면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악용하기도 한다. 2000년 9월 여기서 62명이나 보낸 비전향 장기수를 북에선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이렇게 저렇게 줄 것 다 주어가며 눈치놀음을 벌이면서도 남북관계에 쥐뿔이나 뭐 하나 잘 되는 건 없다. 이런게 남북공조고 민족자조라면 참 희한한 일이다. 주는 사람이나 받아먹는 사람이나 다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이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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