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이야기 3-최자영

비스듬히 누워서 게 눈으로 보면 내 치열한 일상 속에 숨은 가는 길 하나 보인다. 어찌 보면 그 길은 확실하게 손끝에 만져지기도 하고, 아름다운 목표처럼 보이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그 길을 가보고 싶은 갈망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처럼 나를 초조하게 깨운다.

사랑은 너무나 가깝다. / 당신의 눈에 뜬 별들, /

이끼 낀 푸르른 행성 / 좀더 멀어지면 그저 하나의 돌덩이로 보일까 /

사랑이 잠깐씩 멀어지면 별들도 전화를 할까?

슬그머니 도망치고 싶게, 너무 가까웁게 /

랭보의 사진도 거꾸로 서 있을 때가 있다. /

나의 괴로운 삶에서 / 소리 없는 모습 하나 일어서 나간다. /

문을 열고, 저기 꽃이 피어 있는 자리로, /

아직 열리지 않은 꽃집 속으로 /

몇 개의 눈들이 외롭게 그 길을 지켜보고 있다. /

가까이 보면 /

그러나 모든 것이 하나의 뭉치로 보인다. /

너의 사랑과 나의 사랑도, /

부질없는 욕망도.

<시인 약력> 경기 안성 출생 / <한국문인> 으로 등단 / 동남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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