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트로이성은 지금의 터키 영토다. 다다넬즈해협 동쪽 연안에 있다. 1868년 성터가 발굴된 바가 있다. BC 12세기 무렵이다. 그러니까 약 2천200년 전이다. 그리스는 트로이성 공략을 위해 원정을 10년동안 나섰으나 난공불락이었다. 그리스 장군 오디세스는 마침내 꾀를 냈다. 아주 덩치 큰 목마(木馬)를 하나 만들었다. 목마 안에 9명의 용사를 숨겼다. 야음을 틈타 목마를 성 앞에 갖다 놓고 그리스군은 바다 멀리 나가 숨었다. 아침이 되어 그리스군이 보이지 않자 트로이성 군대와 시민들은 그리스군이 지쳐 퇴각한 것으로 알았다. 그리고는 호기심 어린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 들였다. 사제로 있는 라오콘이 말렸으나 시민들은 듣지 않았다. 이윽고 밤이 되어 목마에서 나온 용사들이 성문을 열어 성밖에 대기했던 그리스군이 노도처럼 대거 진입하여 성을 함락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딧세이’에 나오는 ‘트로이의 목마’이야기다.

트로이의 목마는 이를테면 고전적 작전용 로봇이다. 현대식 지능형 전투로봇이 있다. 그리스의 주신(主神) 제우스신의 방패 이름을 따 ‘이지스’란 이름이 붙었다. ‘이지스’는 감시카메라에 K-2소총이 장착됐다. 연일 24시간 근무해도 지치지 않는다. 탐색능력에 전투능력까지 있다. 2㎞ 이내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정확히 포착하여 상황실에 전한다.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사격은 지형지물을 자동 계산해가며 발사되기 때문에 명중률이 근 100%다. 100발까지 연속사격이 가능하다. 국내 방위산업체가 만들었다. 대당 1억원이다.

트로이의 목마는 공격용 로봇이라면 ‘이지스’는 방어용 로봇이다. 이 로봇 2대가 이라크 아르빌에 나가 있는 자이툰 부대에 처음으로 실전배치 됐다. 경계 능력을 강화하고 공격을 받아 전투가 벌어져도 아군 보호에 크게 기여할 수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프랑스 순방 귀국길에 자이툰 부대를 전격 방문했다. 극비리에 진행된 이 계획의 암호명은 ‘동방계획’이었다. 순방길 간담회 때마다 부시의 속을 뒤집어 놓고 아르빌에서 그런대로 한·미동맹의 사인을 보냈다. 무엇보다 국군 장병들의 위문은 참 좋았다. 장병들과 어울린 화면이나 사진은 노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가장 보기좋은 장면이었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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