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시·군은 경로당 수가 늘어나는 게 걱정인 모양이다. 2002년말 6천563개였던 도내 경로당이 2003년 말엔 6천903개, 올핸 9월말 현재만 해도 7천129개로 늘었다. 걱정은 겨울철 난방비에 있는 것 같다. 난방비는 매년 30만원씩을 국비 70% 지방비 30% 비율로 지원하도록 됐다. 이런데도 국비지원이 50%에 그쳐 지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래서 올 겨울 지자체 부담이 198억3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경로당측 입장에서 보면 그 돈을 주어도 크게 모자란다. 이래서 경로당은 겨울이 무섭다. 하지만 경기도 생각은 또 다르다. 경로당 수를 줄이는 광역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들린다. 말이 안 된다. 동네에 경로당이 없으면 먼데까지 갈수가 없다. 겨울 바람도 차갑고 빙판길이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양보다 질이란 구실로 경로당 통폐합을 시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주택건설기준등에관한규정’이 1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지으려면 경로당 설치를 의무화 한 게 경로당이 느는 요인으로 탓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건 잘 한 규정이다. 경로당은 동네마다 아파트 마다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
경로당을 바꾸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 잘난 쥐꼬리 난방비를 주면서 부담스럽고 귀찮게 여기는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노령화사회다. 곧 노령사회에 이어 십수년 후에는 초노령사회로 들어선다. 노인문제가 사회문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지금의 공무원들이 노인이 될 땐 그같은 초노령사회가 된다.
올 난방지원비 198억3천만원도 그렇다. 도예산, 시·군예산 전체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곱절을 더 주려면 못 줄 것도 없다. 당초 예산에 더 편성해도 되고 추경을 편성해도 된다. 예산을 짤 재원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재원이 없어서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이 없기 때문에 재원이 없다.
관련 공무원들의 마음이 인색하여 이 겨울철에도 경로당 노인들은 몸과 맘이 더 춥기만 하다. 각급 자치단체장들이 더 괘씸하다. 도지사나 시장·군수들은 눈을 더 크게 떠야 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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