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로 변신한 ‘축구스타’들이 소아암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밝혀주는 따스한 골을 선사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는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힘을 주기위해 26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한겨울 추위를 축구사랑의 힘으로 녹이는 ‘2004 푸마 자선축구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장 스카이박스에는 행사에 초청된 30명의 소아암 어린이들과 200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이 축구장 외출에 모처럼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급성 림프성 백혈병에서 완쾌한 고운정(13)양은 “아플 때에는 집에만있었는 데 이제 병이 나아서 축구장에 나올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이런 자리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특히 뇌종양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날 시축을 한 이충만(13)군은 “지난해에는 치료때문에 경기장에 올 수 없었는 데 오늘 시축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어린 동생들이 하루 빨리 완쾌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홍명보와 황선홍을 위시한 노장으로 꾸며진 사랑팀과 이동국, 조재진 등 ‘젊은피’로 꾸려진 희망팀의 맞대결은 싱거우리라는 예상을 깨고 화려한 개인기와 골잔치로 3만여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선제골은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의 차지. 희망팀의 이동국이 전반 4분 헤딩골로 첫골을 뽑자 사랑팀의 김남일이 전반 16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 20분 사랑팀 박지성이 역전골을 뽑자 이번에는 희망팀 이동국이 재동점골을 터트렸고 사랑팀의 황선홍이 힘겹게 골을 뽑아내며 전반전을 마무리지었다. 후반들어 김도훈-최용수-김병지의 환상 스리톱으로 나선 사랑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16분 김도훈의 골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맞선 희망팀은 말그대로 축구팬들의 ‘희망’을 담아 이동국-박주영-최성국 스리톱으로 맞불작전을 놓았다.
희망팀은 이날 후반 28분과 32분에 추가골을 뽑아내며 4골을 터트린 이동국의 신들린 골감각을 앞세웠지만 김도훈의 막판 골에 힘입은 사랑팀과 6대6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편 홍명보장학재단은 이날 후원금 2억원을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기탁했다./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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