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흙먼지 날리는-김연식

허가받은 / 장기(臟器) 이식으로

악마의 덫에 / 걸린 시신들이

화장장으로 / 모셔지는 일순

의사는 / 神의 나라에 / 모셔진다.

영안실과 장례식장으로 / 몰리는 인파들이

거대한 빌딩 숲에서 / 웅성거리고 있을 때

강자와 / 약자의

한판 승부가 / 이루어진다.

소중한 목숨을 / 돈과 바꾸는 臟器의

보관소 앞에서

하늘의 심판이 / 무관하게도

칼집 난 육신은 / 검은 연기로 뒤덮인

죽음의 사슬에 묶인다.

은총을 입었다는 / 영혼은

먹구름 속에 / 숨어 버리고

묘소도 없는 삭막한 세상

조상도 / 혈육도 사라져 버리고

대지 위에는 / 인류의 종말을 예고하는

흙먼지만 날린다.

<시인 약력> 서울 출생 / <시문학> <현대문학> 으로 등단 / 저서 <꽃으로 서서> 외 다수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장.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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