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남아시아 지진해일 이재민 구호에도 강대국들의 이해 속셈이 있다. 미국은 이라크 침공으로 실추된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절호의 이미지 회복 기회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래서 당초 내놓기로 한 1천500만달러(155억원)보다 훨씬 많은 3억5천만달러(3천600억원)로 늘렸다. 독일과 일본은 유엔안보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려 6억7천만달러와 5억달러를 각각 냈다. 일본이 랭킹 1위의 구호금을 먼저 내자 독일이 이를 눌러 순위가 뒤바뀌었다.
중국은 6천만달러지만 극히 이례적이다. 이 역시 대국의 체모를 생각해서 큰 맘 먹고 낸 것이다. 미국 일본 독일은 구호금에 그치지 않고 구호 활동에 병력까지 파견했다. 미국은 1만2천600명 규모의 군대와 함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외에 군함 20척과 수송기 14대, 헬리콥터 90대를 동원했다.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의 이 미군 동원은 평화 기여를 과시하기 위한 변신인 것이다.
일본은 800명의 군대와 군함 3척, 수송기 및 헬기 4~5대, 독일은 의무병 120명에 보급함 1척과 헬기 등 4~5대를 동원했다. 지난 6일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구호를 위한 아시안 정상회의가 열렸다. 강대국들의 구호 경쟁속에 유엔에 모아진 구호금은 세계 40여국이 참여해 4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 순간에 보금자리가 폐허화되어 가족을 잃은 슬픔속에 시신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이재민들이 많다. 살았어도 엄청난 해일이 쓸어가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가운데 병마에 시달리는 이재민이 숱하다. 모든게 아쉽기만 한 이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인도주의 정신이다.
일본의 한류왕 배용준도 5억원을 쾌척했고, 독일의 자동차 경주왕은 1천만달러를 기탁했다. 국제사회의 지원만 받아온 북측도 15만달러(1억8천만원)를 내놨다. 우리는 당초 60만달러에 이어 2차로 440만달러를 내고 앞으로 3년동안에 4천500만 달러를 내어 모두 중국에 버금가는 5천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우리의 처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공연한 황새(강대국) 시늉은 곤란하다. 강대국들의 속셈지원이 꼭 부정적인 건 아니다. 우리의 지원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인도주의 발현인지?/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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