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근수 수원시의원

그는 과묵했다. 담배도 피울 줄 몰랐고 술도 마실 줄 몰랐다. 사교성도 없었다.

하지만 인간사에서 해야할 도리는 다 했다. 맛도 멋도 없긴 했지만 인간다운 면모를 지닌 무공해 인간이었다.

그가 이근수 수원시의원(장안구 조원동)이다. 선거구역인 동내를 구석구석 돌아 다니며 무던히도 살폈다고 동민들은 말한다. 그랬던 그가 고인이 됐다.

4선 의원의 부음을 친지의 전언으로 안 건 장례를 치루고난 일주일 뒤였다.

지병으로 고생하는 것은 알았지만 이제 겨우 환갑을 갓 넘긴 나이에 그토록 갈 줄은 미쳐 몰랐다.

조원동을 주 행선지로 하는 시내버스가 사내 분규로 인해 3개월 이상 결행하는 바람에 동민들의 불편이 심했던 적이 있었다. “이 의원이 입원하지 않았으면 아마 대체 투입이 더 잘되어 동민들의 불편을 덜었을 것”이라고 한 동민은 말했다.

생전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다 내가 부덕한 소치지요…” 수원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다. 단 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시의원인 것만으로도 자긍심을 갖는듯 했다.

이 의원은 수원이 고향이다. 특히 조원동은 대대로 살아왔던 태생지다. 그래서 선거구에 갖는 애정이 더 각별했던 것 같다.

항상 단아한 차림의 몸가짐처럼, 시정에도 연구하는 자세로 임해 의정생활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선이면서도 도의원이나 국회의원에 나설 생각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제대로 의원노릇 하기엔 아마 시의원 하기가 국회의원이나 도의원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주민행정의 지방자치를 잘 비유한 기초의정의 이런 압권적 생각을 가졌던 분이다.

이근수 의원이 타계한 것은 지난 12일 아침이다. 유족으로는 미망인과 2남1녀가 있다. 뒤늦게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편히 잠 드소서.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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