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광화문-서순석

육백년 길러 내린

트레머리 잘리우고

분단장에 연지 칠한

콧잔등이 벗겨졌다.

흙바람

뒹구는 복판으로

떠밀려 선 왕조의 꿈.

가난도 따스해서

꽃빛이던 이 산하에

역사의 물줄기가

멈춰오지 않아도

솟구쳐

흐르는 눈물은

아직 붉고 뜨거운데.

네온 불 명멸한 밤

맑던 별빛 그려 울다

광화문 추녀 끝에 걸린

수척한 낮달 하나

피멍 든

하늘 쓸어안고

향수 속에 잠겼네.

<시인 약력> 서울 출생 / <시조문학> 으로 등단 / 정운엽문학상 수상 / 경인시조문학회 부회장 · 경기문학인협회 사무국장 / 시집 <바다로 간 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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