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명분없는 경기문화재단 인사

경기문화재단은 이달 초 대대적인 팀장급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당초 소폭 인사를 예상했던 재단 안팎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재단의 꽃’인 문예진흥실장을 비롯해 문예진흥팀장, 문화사업팀장 등 실무진의 전격적인 인사였다.

그러나 몇가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재단은 지난 2003년 1월 비효율적인 운영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조직개편을 하면서 대외협력기능 차원에서 기획팀을 ‘기획협력팀’으로 개편하고, 정책개발과 연구·평가기능 강화를 위해 ‘문예진흥팀’을 신설했으며, 경기북부의 문예진흥 차원에서 ‘북부사무소’를 확대 개편했다.

여기다 지난해부터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해 공무원식 연공서열 호봉제도를 ‘연봉제’로 바꾸고, 신인사 평가시스템으로 자부한 ‘성과지향적 경영관리시스템(MBO)’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MBO에 의한 성과(60%), 능력(30%), 태도(10%) 평가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 지난해 이 기준에 따른 부서별 다면평가 결과 최하위에서 1·2위를 차지한 부서의 인사가 재단의 주요 업무부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재단의 한 전문위원은 “MBO 도입을 무색케한 결과”라며 “공과를 무슨 잣대로 평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단측 한 임원은 “문화마인드와 행정력을 겸비한 인사를 발탁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여기다 경기도문예진흥을 위한 각종 연구사업에 매진했던 문예진흥팀을 ‘예술진흥팀’으로 바꾸고, 연구보다는 道위탁사업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단시간에 성과를 얻겠다는 발상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일각에서는 대권을 염두한 도지사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인사라는 평가도 솔솔치 않게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문화 살림을 꾸리는 경기문화재단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도민과 함께 이를 지켜볼 일이다.

/이 형 복 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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