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재산

1급이상 공직자 중 75%가 재산이 크게 늘었다.(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발표) 재산이 늘어도 불과 한해동안에 수억원, 수십억원이 불어난 공직자가 있다. 1년에 1천만원은 고사하고 단 500만원을 모으려고 아껴쓰고 쪼개쓰거나 안써도 목표 달성이 버거운 서민들에게는 꿈같은 얘기다.

아니다. 전국의 10가구 중 3가구는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가계다.(통계청 2004년 가계수지동향) 씀씀이가 헤퍼서가 아니다. 생업을 잃었거나 있어도 변변치 않아 수입이 적거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지출을 빚으로 때워가는 가구가 30%에 이른 것은 심각한 사회위기 수준이다.

서민들은 재산을 늘린다 할 것도 없다. 고작해야 저금이다. 하지만 저축은 고사하고 빚만 안지고 살아도 정말 다행이다. 이런 와중에 그래도 고위 공직자는 재산 증식이 콩나물 자라듯이 하는 걸 보면 높은 자리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부정축재했다는 것은 아니다. 뭐라할까 역시 이재엔 밝은 것 같다는 생각을 갖는다.

재산이 부쩍 늘어난 공직자의 대부분이 주식 아니면 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게 공통적 현상이다.

일반 투자가들은 주식시장에 손을 잘못대어 망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고위 공직자들은 어떻게 된 노릇인지 사둔 주식마다 천정부지로 치솟아 심지어는 돈 벼락을 맞은 이들도 없지 않다. 땅도 그렇다. 사놓은 땅값이 뛰었거나 무슨 시설에 수용된 보상금 차액이 높아 큰 목돈을 쥐었다는 고위 공직자들이 많다.

사둔지가 오래라는 이유로 부동산 투기란 비난은 받지않을 지 모르지만, 이렇게 보면 투기의 개념도 모호하다. 땅값 상승을 예상해 오래전에 사둔 건 투기가 아닌 투자고 지금 사는 건 투기라는 등식엔 의문이 성립된다.

그러나 저러나 중산층이 무너져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어 걱정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격차가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지난해의 고소득층 중 각료 등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포함된 건 아무래도 좀 씁쓰레 하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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