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의 후원금 착복 의혹 등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미인가 복지시설에서 화재가 발생, 원생 등 5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10일 새벽 5시15분께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B선교원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나 숙소와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던 건물 1동 100여 평을 모두 태운 뒤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이날 B선교원에는 알코올중독자와 정신지체 장애인 등 42명과 선교원 관계자 4명 등이 잠을 자고 있었으나 후원금 착복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위해 상주하고 있던 경찰이 불을 발견, 신속히 대피시키면서 선교원 관계자 1명만 가벼운 화상을 입는데 그치는 등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을 처음 목격한 안양경찰서 김모 의경(25)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B선교원 제보자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선교원 담장 주변 순찰을 돌던중 갑자기 ‘불이야’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 숙소로 들어가 보니 TV 뒤쪽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어 원생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불이 누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원생들의 불만이 높았던 점을 고려, 방화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B선교원 원장 최모씨(54·여) 등이 매월 원생들에게 지급되는 30만원 상당의 정부보조금을 비롯, 후원금과 입소금 등을 직접 관리하며 2억5천만원을 유용하고 직원들도 원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원생들의 진정에 따라 조사중이다.
/안양=염계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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