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용 원자로 ‘스마트’

물 부족은 세계적 문제다. 지구 표면은 70%가 물로 덮여 있으나 대부분이 바닷물이고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075% 뿐이다. 현재 세계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심각한 물 부족 상태에 처해 있다. 한국도 유엔이 분류한 물 부족 국가다. 그러나 2002년 초 한국원자력연구소가 바닷물을 민물(담수)로 바꾸는 원자로 ‘스마트(SMART)’의 기술개발을 완료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부터 안정성을 공인받은 이 기술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우리 고유의 모델인 스마트는 1997년부터 5년간 306억원의 지원을 받아 기본 개념 설계를 마친 후 현재 기술 검증 단계에 있다. 원자로 하면 보통 전기를 생산하는 용도로 쓰이는데 스마트는 해수 담수화용이다. 해수 담수화용 스마트는 중소형 원자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안정성도 높다. 보통 원자로는 핵연료가 든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이 배관으로 연결돼 있지만, 스마트는 모든 장치가 압력용기 안에 들어가 일체형이라 불린다.

스마트 1기(열 출력 330MW)로 인구 10만 명 규모의 도시에 하루 전기 10만KW와 함께 담수 4만t을 공급할 수 있다니 물 부족 해결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기술 실증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칠레 등에서 수출 제의를 받고 있어 전망이 더욱 밝다. 과학기술부는 스마트 1기 수출 시 3천억원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지금 원자력연구소는 2002년 7월부터 스마트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원래의 5분의 1 규모로 줄인 파일럿플랜트( 열 출력 65MW)의 건설을 추진 중이다. 수출 상대국이 신뢰를 갖기 위해서는 파일럿플랜트 건설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까지 들어갈 4천388억원의 재원 마련과 내수 뒷받침이라는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 먼저 스마트가 충분히 활용돼야 외국에서 스마트를 도입하려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스마트는 ‘바닷물을 인류의 식수로 만드는 우리의 기술’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대형 국가연구개발 실용화 사업이다. 정부의 예산 투입과 국민의 협조는 지극히 당연하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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