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사십대에 들어서-하옥이

분명 어디를 향해 가고 있지만

가는 곳을 모른다.

붙잡는 이 하나 없지만

붙들리는 마음

바람부는 날이면

가슴에 바람이 일어야 하는데

바람끼 없는 공간이 가슴에 자리 잡는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몸보다 가슴이 먼저 비에 젖어

어딘가를 향해서 가고 있다.

사십의 성상에 이른 나이는

마음과 가슴이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 철둑길인가.

가을바람 소슬한데

시간과 이완된 육체는

시간의 길이로 무게를 단다

내면의 정신은 성숙을 알리고

어디론가 밖으로만 내닫는

성미의 갈기를 움켜쥐고

조용히 내 앞에 무릎을 꿇린다.

<시인 약력>

한국문인협회·한국작사가협회 회원 / 시집 <비너스의 태몽> , 가곡집 <별이 내리는 강언덕> 등 다수 / 현재 종합문예지 <신문예>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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