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양평군 역사상 첫 여성면장이 탄생했다. 14일자로 청운면장에 임명된 박명숙 사무관(51·전 사회복지과장)은 여성면장 첫 부임이란 의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최근 청운면에서 불거진 축산퇴비화시설 건립을 둘러 싸고 찬·반으로 양분된 민심을 수습하는 과제를 안았다는 점에서 ‘긴급 수혈’ 의미가 짙다.
축산퇴비화시설이 무산됐지만 이 사업을 놓고 직전 면장과의 주민 갈등과 주민들을 상대로 건설업체의 고소사건으로 얼룩진 민심 이반현상은 아직 봉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운면은 오래 전부터 군정 오지로 여겨 졌던 물리적 소외감 이외에도 주민과의 긴밀성이 전제되지 못한 행정의 거리감에서 오는 소외감도 만만찮은 정서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동안 청운면을 거친 ‘업무 주도형’ 면장과는 상반되는 여성면장 카드를 내놓은 군수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5년이 지나도록 사회복지 관련 부서장을 책임진 박 면장은 여성 공무원들의 새로운 통로 역할기능 이외에도 중대한 ‘해결사’ 역할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당수 청년들은 박 면장에 대해 분열된 마을을 화합시켜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박 면장은 부담만큼이나 각오도 남다르다.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고 따듯한 마음으로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가장 많은 청운면에서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겠다는 게 그의 소견이다.
‘부드러움’ 과 ‘따듯함’으로 상징되는 박 면장 스타일과 현재 청운면이 요구하는 ‘영양 보충’과는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여성 면장 성공이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조 한 민 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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