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건교부 장관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점점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인천공항 개발 직전에 1천800평의 알짜배기 땅을 사들였다. 1999년 인천공항 이사장 때 일이다. 처제와 동창 등 친구가 한 일이라 몰랐다는 게 강 장관의 투기의혹 부인이지만 그 말을 곧이 들을 사람은 드물다. 모텔 등이 들어선 노른자위 땅을 개발계획을 모르고 사두었다는 말 역시 믿기지 않는 소리다. 그렇게 절묘한 우연은 있을 수가 없다. 강 장관이 간접 투기를 하지 않았으면 개발정보를 흘렸다는 또 다른 의혹이 성립된다. 어느 모로든 공직자로서는 부적절하다.

이상하다. 도대체 이 나라의 고관들 중엔 웬 부동산 투기꾼들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근래 들어서만도 이헌재 경제부총리에 이어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부동산 투기로 낙마하더니 또 강동석 건교부 장관이 부동산투기로 말썽을 빚고 있다. 이들의 행태 또한 한결같다. 처음엔 ‘난 모르는 일이다’라고 했다가 ‘투기는 아니다’에 이어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순으로 말이 나온다.

‘도리부정관’(桃李不整冠)이오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라고 했다. 복숭아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쓰지 않고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신지 말라는 뜻이다. 공연히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인(先人)들은, 특히 벼슬아치들은 이를 생의 좌우명으로 알고 살았다. 이에 비하면 요즘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는 벼슬아치들의 군색한 변명은 듣기에 참으로 민망하다. 강 장관은 열흘 째 출근도 않고 있다.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처신이다.

청와대는 좀 더 지켜보겠다고 한다. 뭘 지켜보겠다는 것인 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포한 지 얼마 안 되어 잇따라 터지는 고관현직들의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고민이 없을 수 없는 것은 짐작한다. 그렇지만 단안을 내려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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