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4시37분(현지시각 2일 밤 9시37분) 84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폴란드 출신의 교황은 재위 26년 동안 자유와 인권 그리고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 세계적 애도속에 성 베드로 광장은 수만 군중의 추모 물결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오는 6일 장례식을 거행한다. 그러고 나면 곧 성 베드로 대성당내 시스턴성당의 청동문이 봉쇄된다. 모든 창문도 납으로 봉쇄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모인 117명의 추기경들이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비밀회의를 갖는다. 비밀회의의 라틴어인 ‘콘클라베’는 열쇠로 잠근다는 뜻이다. 교황 선출이 실패한 투표용지는 불태워져 시스턴성당 굴뚝으로 검은 연기가 되어 나온다. 이윽고 교황이 선출되면 화학약품을 가미하여 만든 흰 연기가 피어 오른다.
세계 11억 가톨릭 인구의 본산, 바티칸시국(市國)은 1929년 교황 비오11세가 이탈리아 정부와 체결한 라테라노조약에 의해 땅을 사들임으로써 성립되었다. 면적은 44만㎡에 인구는 약 1천500명이다. 바티칸 궁전·성 베드로대성당·도서관·박물관·가톨릭대학·천문대·방송국 등이 있으며 자체적으로 화폐와 우표를 발행한다.
교황청의 행정기구로는 12개 성성(聖省·부처)이 있고 50여 개 나라가 대사 또는 공사를 교황청에 파견하는 등 상호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지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곳이 바티칸이다.
날씨가 좋으면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은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상급이 대거 참석한다. 온후한 인품의 미소를 보이며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어 보이곤 했던 생전의 교황 모습이 눈에 선하다.
종교를 떠나 인류의 정신적 지주였던 큰 별이 사라진 것은 불행한 일 이지만 그래도 그는 희망을 남겨주고 떠났다. 명동성당을 비롯한 국내 성당마다 애도기간을 보내고 있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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