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추모의 집 추진 ‘역지사지’ 지혜 기대

부천시는 지금 전쟁터다. 너무 많아 혼미할 정도이나 가장 눈에 띄는 건 춘의동 일대에 추진 중이 시립 추모파크다.

부르는 호칭부터 다양하다. 시가 부를 때는 고풍스럽게 ‘추모파크’다.

초반부터 지역사회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은 ‘추모의 집’이었다. 반대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화장장으로 부른다. 불리는 이름이 다양한 것처럼 이해차도 크다.

지난 8일 지역에서 서울 주민 1천300명 등 모두 1천800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서울 구로구청 공무원들과 구로구의회 의원들이 참가할 정도로 구로에선 꽤 심각한 문제다. 일견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구로처럼 서울 변두리에 사는 주민들이나 강남 타워팰리스에 사는 상류층에게도 집값은 중요하다. 당장 집값이 떨어진다면 그냥 있을 주민들은 없다.

박윤영 부천 중부경찰서장은 29년을 지역에서 산만큼 토박이나 다름없다.

박 서장의 ‘추모의 집’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시위에 앞서 추모의 집 반대투쟁위 간부들을 직접 만나 나눈 내용은 누구나 이해되는 아주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주목할만하다.

“내 집 앞에 (추모의 집이) 들어 선다면 나도 개인적으로 반대할 것입니다. 신고한대로 꼭 준법 시위를 해주십시오”

결국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추모의 집을 추진중인 홍건표 시장은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인 ‘역지사지(易地思之)’ 지혜를 되새겨 봄직하다.

/정 재 현 기자 sk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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