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초등)학교만 나오고도 면서기 노릇했다” 옛날 어른들이 곧잘 들려준 말이다. 고등학교를 나오고도 외국인하고 영어 몇마디 얘기 나누지 못하는 것을 두고 빗대어 그런 말을 하곤 했다. 요즘은 초등학교가 아니라 고등학교를 나와도 9급 공무원 하기가 힘들다. 세태가 달라져 그런다손 치더라도 중학교 고등학교 6년동안 영어를 배우고도 영어 회화를 못하는 것은 지금도 문제는 문제다.
또 있다. 옛날 어른들은 “고등학교까지 나온 녀석이 편지 한 장 제대로 쓸 줄 모른다”는 말도 했다. 지지대子가 어렸을 적에도 그런 말을 들었다. 그 무렵에 한 친구가 “학교에서 편지 쓰는 법은 안 가르칩니다”라고 했다가 되레 혼났다. 한문 투로 시작해서 한문 투로 끝나는 옛날 어른들 생각의 편지 쓰는 법을 안 배운 건 사실이지만 어른들 생각으로는 한심했던 것 같다.
학교 교육은 인성교육이면서 또한 사회적응교육이다. 교육법은 교육의 목적을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의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많은 학비를 들인 대졸자가 그 어려운 취직의 관문을 뚫고 들어가도 업무에 적응하는 덴 평균 20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밝힌 이 조사는 이를 위한 교육비가 또 1인당 평균 6천2백10여만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제조업 분야나 비제조분야를 불문하고 대졸 취업자를 당장 써먹을 수 없어 기업 부담의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광범위하고 정미한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대학교육이 이러한 실정이다. 결국 오늘의 대학교육이 옛날에 ‘면서기’와 ‘편지쓰기’를 들먹이며 학교 교육을 빗대던 어른들의 개탄과 같은 공식이 됐다.
이처럼 사회적응도 당장 안 되는 대학을 들어 가기 위한 입시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 또 한 차례 심한 진통을 지금 겪고 있다./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