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성남시 ‘네탓’ 전에 ‘내탓’ 아쉬워

성남시 구 도심에 추진됐던 대학병원 설립이 땅값 협상 결렬로 무산됐다. 시는 “대학병원 설립이 무산된 건 설립 당사자인 가천학원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만큼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가천학원이 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100만 주민들의 의료 복지와 건강 등을 생각하면 협상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에는 시의 협상 행정력과 기획력 등에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시는 지난해 2월 수정구 신흥동 산 38 일원 시유지 7천530평을 유상 매각, 제공하고 토지 매각대금은 연 4% 이자로 10년동안 상환하는 조건으로 신청받아 같은해 2월 대학병원을 공모, 같은해 10월 가천학원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가천학원은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6개월동안 끌어 오다 최근 병원 설립의사를 포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시는 수개월 전부터 가천학원 뜻이 땅값을 낮추려는 일련의 제스처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에 협상의 끈을 팽팽히 잡아 당기고 있었다.

하지만 시는 이 과정에서 주민들을 위한 건강과 의료복지를 생각했었다면 주민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시는 “이 모든 상황은 가천병원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씁쓸할 뿐이다.

가천병원도 잘한 건 없다. 지금은 서로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주민들의 입장에서 하루 빨리 대안을 강구하는 게 시급하다.

/김 성 훈 기자 magsa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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