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문학회는 고양시 일산에 있는 문학단체다. 회원들이 모두 여성인 호수문학회는 2001년 6월 창립한 이래 그동안 회원작품집 ‘호수에 부서지는 햇살을 건져 올리며’ ‘외등보다 밝은 달빛의 고요’ ‘기차가 몰고 왔던 바람’ 그리고 ‘안개바다 가득한 꿈’을 발간하여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시인이 수필을 쓰고, 수필가가 시를 쓰면서 서로 돌려 읽는 모습이 정겨운 이 호수문학회가 지금 일산 그랜드백화점 다목적 홀에서 ‘5월의 시낭송, 시·수필 그림전’을 열고 있다. 한윤희·윤경미 씨 등이 그림을 그린 ‘시·수필· 그림전’엔 지연희(지도 교수) 송미정(전 회장) 이자숙(현 회장) 이희영 최석화 김언수 주인자 함혜성 한윤희 박상혜 윤경미 박경영 최정요 임숙영 이은영 홍승애 이 순 이경란 임은순 이애희 임병호(초대시인)씨 등이 참여했는데 작품들이 밝고 싱그럽다. 언어들이 호심을 헤엄치며 다니는 금붕어, 버들붕어, 잉어같기도 하다.
“거실 벽 / 환하게 웃는 네 식구/ 뭉클 눈물이 난다 // 여보! 고마워요 / 맨 오른쪽 그이가 웃는다 // 애들아, 고맙다 / 아이들도 빙그레 웃으며 날 보고 있다 // 두 번째 앉아 있는 내가 / 아내로 어머니로 / 한발자국 뒤로 물러앉아 / 온화하게 웃고 있다 // 거울 앞에 서서 / 살며시 웃어본다 ”. 박경영씨의 詩 ‘가족사진’이다. 행복한 가정이 한 눈에 보인다.
“그녀의 뒷머리는 늘 그녀 고향의 시골길 같았다 /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곳엔 / 감나무가 열려 있고 간이역을 지났다 / 가끔은 꽃길에 앉아 저녁 반찬 같은 / 소소한 이야기에 웃고 / 냇가의 개구리나 여름 한낮의 파리를 들먹이며 사루비아 같은 말을 했었다 / 그런 그녀가 / 그녀 이름을 고향에 묻고 난 얼마 후 / 마음을 떨어뜨리는 대신 머리카락을 떨어뜨리고 / 절벽같이 서선 내게 물었다 / ‘바람이 너무 아플 땐 어떻게 하지?’ / 난 대답 대신 / 내 아스팔트 같은 뒷머리를 어찌 해볼까 생각했다 / 그녀의 뒷머리에 코를 대 본다 / 거기엔 여직 시골길의 온기가 난다 / 내 뒷머리를 어찌하여도 / 가질 수 없는 / 그녀의 고향이 / 그녀의 뒷머리에 숨어서 운다”. 중량감있는 최석화씨의 ‘뒷머리’이다.
‘호수의 빛, 라일락 그늘의 향기’는 이달 말까지 열린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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