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착했다. 부모 말 잘 안 듣는 것, 동생들하고 싸우는 것, 공부 안 하는 것 등에 대한 뉘우침이 없는 게 아니다.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다짐하면서도 되풀이하곤 하는 자신을 책망할 줄도 안다. 또 자신들을 키우고 공부시키려고 아버지 어머니가 말못할 고생을 하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것을 죄송하게 여길 줄도 안다.
얼마전 제2회 수원시자원봉사박람회에서 한길봉사회가 주관한 효 학생백일장 글에 나타난 청소년들의 심성은 이토록 모두 맑았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두 가지로 집약된다. 아버지 어머니가 다투는 일 없이 더 사이좋게 지내는 것 하고, 부모가 때로는 자녀들 입장도 생각하면서 대화를 나눠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글이 있다. “평생을 농사일로 / 생긴 파킨슨 병 / 몸은 흔들 흔들 깻잎을 따시지요 / 우리가 가면 머리 쓰다듬으면서 / 돈을 주시던 그 마음 알지요 / 할머니의 흔들리는 손의 사랑을 /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 파킨슨 병 으로 생긴 손이지만 / 사랑합니다 / ‘할머니의 흔들리는 손’(이종훈·잠원초3년)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다음은 제목이 ‘아버지의 발’이다. / 우리 아버지의 발이 / 우리의 가족들을 살린다 / 우리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 발에는 우리들을 살렸다는 증거가 발에 그대로 남아 있다 /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말썽만 피운다 / 이제는 내가 아버지의 발을 편안히 쉬게 해야 한다 / (유아람·송원여중2)
산문에도 감동이 가는 글이 참 많았다. 지면상 입상작의 산문을 소개하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어른들이 청소년의 한 부분만 보고 편견을 갖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효 백일장에 응모한 학생들의 심성이 다 맑았지만 다른 학생들도 같을 것으로 여긴다. 청소년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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