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봄 날 에

봄 날 에

광교산 시루봉에 올라

철없는 신열에 들떠

겨우내 앓던 열병

미쳤는지

발가벗은 몸으로

온 산을 뛰어다니는 꽃이여

시루바위에 앉아 소원을 빌면

소원을 이뤄준다는

우스갯 소리 아니더라도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름 하나

목청껏 부른대도

뉘 뭐라 하리

누가 뒤따르는 것 같아

슬며시 뒤돌아보니

초록빛 한 짐 가득 지고 올라와

조금씩 내려놓고 있는

바람소리네

오늘은

한나절 내내

꽃 속에 사 네

바람 속에 사 네

-백 규 현

<시인 약력> 충남 논산 출생 / <시와 의식> 으로 등단 / 저서 <그대 빈 자리에 차는 그리움> 등 다수 /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기시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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