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인 물동이 물을 출렁거리며 힘껏 내달린다. 여인들의 이마엔 이내 물과 땀이 범벅이 된다. 그래도 얼굴은 저마다 환한 미소로 가득차 달덩이처럼 밝다. 지난 11일 수원시 영통구 영통 1동(동장 박래헌)에서 있었던 ‘제1회 영통청명단오제’행사중 한 모습이다. 물동이 이고 달리기는 아파트 부녀회별로 대항전을 가진 릴레이 경기였다. 또 한편에서는 소달구지를 처음 타 보는 어린이들의 환성이 만발하기도 했다.
영통4단지 건영아파트 앞엔 500년된 느티나무가 있다. 마치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넉넉히 가지를 드리운 이 느티나무는 도심속의 휴식처가 된다. 여기서 가진 제례행사에 이어 1천여 명의 주민이 갖가지 단오제 행사에 참가했다. ▲민속놀이 마당(씨름왕 선발·그네뛰기·팔씨름·장기왕선발·사물놀이패 경연·물지게 지고 달리기·물동이 이고 달리기) ▲참여마당(창포물머리감기·봉숭아 물들이기·투호놀이·널뛰기·줄씨름·옛사진전·소달구지여행·가훈써주기) ▲어린이마당(얼굴페인팅·물병쓰러뜨리기·학생알뜰시장)외에 먹거리 장터, 떡 만들기, 아이스크림코너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이웃을 모르는 것이 도시 인심이라고 들 말한다. 시멘트 담벽을 쌓고 사는 것이 아파트 민심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뭔가 하기에 달린듯 싶다. 이날 영통 아파트단지 대표로 나온 주민들은 한결같이 이웃의 정을 나누었다. 영통 지역문화와 지역안녕을 기원하는 주민화합 마당의 구심점 하나로 뭉쳤다.
주최는 영통청명단오제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했고, 주관은 영통1동 통장친목회를 비롯한 9개 단체가 맡았다. 또 영통1동 아파트 입주자대표와 한국마사회 수원지점이 협찬했다.
‘제1회 영통청명단오제’는 도심속 행사인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꼭 단오제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다. 절후나 명절 따라 지역에서 뜻만 모으면 이런 주민화합의 한마당 잔치를 능히 가질 수가 있다. 영통주민들은 새로운 도시권 생활문화의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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