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남성?

‘하느님’은 종교적 신앙의 대상이다. 인간을 초월한 절대자로서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하며 불가사의한 능력으로 선악을 판단하고 화복을 내린다고 하는 범신론적(汎神論的)인 神을 일컫는다. 기독교에서는 ‘하느님’, 천도교에서는 ‘한울님’, 대종교에서는 ‘한얼님’, 도가(道家)에서는 ‘옥황상제(玉皇上帝)’, 민간에서는 ‘천신(天神)’, ‘옥황제’라고 존칭한다. 특히 기독교에서는 유일신(唯一神)으로 신봉하며 천지를 만든 창조자로서 전지 전능하고, 영원하며 인류와 만물을 섭리로써 다스린다고 믿는다. ‘의(義)’와 ‘사랑’이 충만한 인격의 존재로 무소부재(無所不在)하며 삼위일체의 제1위다. 그리하여 ‘하느님 아버지’는 모든 사람의 아버지의 뜻으로 하느님을 이른다. 성부(聖父), 천부(天父)는 같은 뜻이다. 또 ‘하느님의 독생자’, ‘하느님의 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르는 말이다.

천주교에서는 ‘하느님’, 개신교(改新敎·프로테스탄트(Protestant)에서는 ‘하나님’이라고 이른다.

기독교의 ‘주기도문’에 하나님이 계심은 당연하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는 개역한글판, 개역개정판,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등 네 가지 주기도문이 번역돼 사용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공동번역해 발표한 ‘주기도문 새번역안’이 문제가 됐다. KNCC여성위원회와 한국여성신학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개신교 여성단체들이 “주기도문에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표기한 것은 양성평등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기도문 기존 개역한글판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 나라이 임하옵시며 /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하략)”인데 새 공동번역에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하략)”이다. ‘아버지의’라는 말이 3개나 더 삽입됐다. 이들 단체는 보편적이고 무한한 하나님의 상(像)은 남성이나 여성 등 하나의 성으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버지’라는 말을 굳이 쓰지 말고 ‘하나님’ 또는 ‘하느님’으로 존칭하면 어떨까 싶다. /임병호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