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노조

가수가 텔레비전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건 정말 고역이다. 시청자가 보기엔 그냥 부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리허설이 이만 저만한 고생이 아니다. 한나절은 족히 걸린다. 생방송이 건 녹화방송이 건 사정은 같다.

이러고도 출연료는 쥐꼬리다. 별도의 약정으로 초특급 대우를 받는 대형 가수가 아니고는 형편없다. 웬만큼 잘 나가는 30년 경력의 가수 출연료가 30만원인 것으로 전한다. 이러므로 특별히 의상이 필요할 경우나 댄서를 데리고 나갈 경우에는 오히려 적자다.

20 수년 전이다. 지지대子가 방송 출입을 할 당시에 비해 대우가 별로 더 나아진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울며 겨자 먹기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는 덴 이유가 있다. 텔레비전 화면에 비쳐야 음반이나 콘서트 등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밤 업소 출연료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수의 텔레비전 출연이 곧 가수의 홍보이므로 출연료가 박해도 된다고 본 게 또한 방송 관계자들이 그간 가져온 대체적 인식이다.

심지어 출연료 현실화를 말하면 프로그램 제작비가 압박을 받으면 가요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따르는 광고 수입이 제작비보다 몇 배나 웃돈다. 광고수입에 비하면 가수 출연료를 좀 올려주는 것 쯤은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가수지부 창립식이 며칠전 서울 여의도에서 있었다. 남진·최진희·소방차 등이 참석했다. 노조에 가입한 가수는 200여 명이다. ‘가수가 방송 덕을 보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수가 방송 매체에 이익을 주는 것도 사실이므로 출연료 현실화가 있어야 한다’는 게 가수노조측 입장이다. 방송사들은 적자라며 중간광고 등 허용을 요구하고 KBS는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모두 당치않은 소리다. 방송사 적자는 인력과다 등 방만한 경영이 근본적 원인이다.

텔레비전 방송이 가수의 노동력에 제값을 쳐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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