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같이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은 한없이 고요해지고
생각의 집은 또 투명해진다
푸른 바다 저 멀리
수평선 보고 있노라면
그 곁으로 나는 떨어져나와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티 없는 하늘을 보면
파란 물감
내 안으로 번져
나도 어느새 하늘을 닮게 된다
넓고 푸른 초원 위
아무 생각도 없이
풀 뜯는 양떼를 보노라면
평화스럽기 그지 없는 양들을 닮고
어둔 밤 하늘의 별 지키노라면
나도 어느새 영롱해져
밤마다 나를 내려다 보는
초롱초롱한 별이 되고 만다.
<시인 약력> 1939년 서울 출생 / 경기여고·이화여자대학교 졸업 / ‘시대문학’으로 등단 / 시집 ‘꽃빛으로 세상이 물들면’ / 시대시 동인, 창시문학회 회장 역임 / 2004년 11월 타계 / 유고시집 ‘어여삐 떠나간 낙엽의 날갯짓’(2005년5월 刊)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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