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안개-윤 주 은

이제는 익숙해졌을거라 생각했다

안개 속에서도 그대를 향해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을거라 믿었다

알아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대도 역시 그러리라 믿었다

그러나 나를 스쳐 다른 길로 가는

그대의 손을 잡으려다 헛손짓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오랫동안 안개 속을 걸어 온 그대와 나는

안개로 흩어진다

익숙해진 것은

안개 속에서도 서로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손 내밀면 사라지는 그대 앞에서도

웃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막막함을 견디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 약력> 용인 출생 / <창조문학> 으로 등단 / 저서 <내게 꽃이 되라 하지만> / 동남문학회·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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