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석천리

석천리

임 애 월

1

절반쯤 버리고 나니

바다가 보였다

남양만 밀물이

가슴 속으로 흘러왔다

2

스무 살 된

내 딸 아이의 자랑거리는

별꽃 무장 피어난

석천리 밤하늘이다

밤새도록 여름을 부르는

무논의 개구리소리이다

들녘에 가득 고인

바람의 그림자이다

3

손바닥만한 텃밭에

고추 심고 / 토마토 심고

상추도 심었다

절반은 달팽이가 먹고

나머지는 내가 먹고

풀만 먹고 풀밭에서

구린내 나는 욕심 버리고 살다 보니

뱃속도 맑아졌는가

요즘은 방귀를 뀌어도 들풀냄새가 난다

<시인 약력> 제주도 애월(涯月) 출생 / ‘아동문예’(동시), ‘문학과 세상’(시)으로 등단 / 한국아동문학인협회·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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