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교암 절벽에서-파도 -담연

오랫동안

가슴에 흰 꽃을 달고

달려오는 사내에게

징한 정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예요.

몸 속으로 박히던 그의 흔적들

어느 날 사내는

바람과

어여쁜 물새들과

끼룩이며 먼 바다로 나갔어요.

사내는

수평선 너머에서

가슴을 내밀고

흰 웃음을 흘리고 다녀요.

절벽에서

꽃은 혼자 피고 지고

사내가

숭숭 뚫어 놓고 간 바위구멍으로

교암 바다

그 징한 바다가

밀려들어오고 있어요.

<시인 약력> 본명 김영자 / 평택 출생 / ‘문학공간’으로 등단 / 저서 ‘아름다움과 화해를 하다’ ‘문은 조금 열려 있다’ 외 / 한국문인협회·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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