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망은 이제 한 기관의 핏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부서가 전자 결재나 인터넷 접속 등을 관장하는 전산시스템은 이미 핏줄처럼 소중하다.
인간의 혈관처럼 전체 행정 전산망의 시스템중 하나라도 오류가 발생하거나 다운되면 전자 결재가 올스톱되고 각종 민원업무가 정지되는 등 그 파장은 어마어마할 밖에 없다. 부천시 공무원 2천여명도 이 전산시스템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그런데 지난 29일 오전 행정전산망 장애로 공무원들은 손을 놓고 멍하니 자리를 지켜야 했다. 행정전산망 장애로 모든 결재가 이뤄지는 전자결재, 시의 정보교류용 그룹웨어인 슬기샘, 각종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과다 트래픽(서버가 감당할 수 있는 용량보다 요청자가 많아 일부 요청에 대해 응답하지 못하고 대기자가 생기는 경우)이 걸리자 부천과의 지방행정망을 차단했다.
이 때문에 부천 행정전산망은 몇시간동안 무용지물이었다. 사태 발생 후 바로 이유는 밝혀졌다. 가장 위력을 발휘한 웜바이러스 때문이었고, 바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2시간만에 전산망은 바로 복구됐다.
하지만 전산망 마비로 각종 민원업무가 멈춰 민원인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와 부천시는 바이러스의 최초 발생지 확인 여부에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동사무소 공무원의 PC관리 소홀로 부천시 전산망이 마비된 지 채 2개월이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개인 PC에 컴퓨터 바이러스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관리만 잘 했어도 이러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근원지였던 컴퓨터 관리자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동시에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그래야 부천시가 표방하는 e-부천 시대도 도래할 수 있다.
/이종철기자 jc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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