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삐비꽃이 비상한다-김 두 녀

바닷바람은

모두들 키를 낮추라 한다

달맞이꽃 땅에 엎드린 채

샛노란 눈 또랑거린다

발그레한 얼굴 내밀고서

모래찜질을 하듯

아예 몸을 숨긴 메꽃

발에 차인다

어디 너희들뿐이랴

빌딩 숲 햇귀 찾아

방 한 칸에서 첫아이 낳고

방 두 칸에서 둘째아이 낳아

눈 딱 감고 숨죽이며 살았다

이제 허릴 펼까 한다만

세상은 온통 회오리바람 속

우장 쓴 언덕

삐비꽃이 비상을 한다

멸치 떼가 솟아오르듯

은빛 꿈 날개 털며

하늘로 솟구친다

<시인 약력> 전북 부안 출생 / 한국시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민족문학작가회·한국문인협회(고양·부안문인협회) 회원 / 서울시인상 수상 / 시집 ‘여자가 씨를 뿌린다’ ‘삐비꽃이 비상한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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