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다른 꿈을 꾸는…도시의 夜景
화려한 도시의 밤풍경을 그리는 작가 이석기씨(48·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오른쪽사진). 어두운 도시는 밝은 색조를 배경으로 더욱 꿈틀거린다.
분명 어둠은 밝음과 대비를 이룬다. 작가는 양자를 공존시키며 또다른 세계를 꿈꾸는 듯하다.
“반짝이는 상점의 불빛은 도시의 밤을 더욱 부각시키고, 건축물은 사람과 다양한 인연을 맺고 있다고 생각해요.”
도시는 분주하다. 빠른 발걸음의 도시인. 상가에 진열된 각종 상품들과 이를 넌지시 바라보는 사람들. 활기차던 한낮의 열정보다는 차분히 하루를 정리하는 밤.
작가가 굳이 도시 야경에 매혹(?)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처음엔 자연풍경을 그렸어요. 그러다 수원시내 도시 풍경을 담았고 이후 야경을 그리기 시작했죠”
그의 작품 주변부는 온통 검정이다. 그러나 유럽의 어느 거리를 연상하듯 화사한 조명이 밖으로 뿜어져 나와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물은 높지 않다. 빛이 포용할 수 있는 1층 정도의 건물 전면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던 건물은 말없이 밤을 지킨다. 그렇게 남은 건축물은 하나의 무대 세트가 되고, 등장인물들의 숱한 사연이 담긴다.
“실제 존재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가상의 도시로 바꿨어요. 실제와 가상이 혼재된 도시 야경 속에 건물 이미지만 제 그림에 남죠. 어쩌면 건물은 무대 배경이 되어 사람들의 흔적을 말 없이 대변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용인 에버랜드를 소재로 작품을 그리고 있는 이석기씨가 7일부터 19일까지 수아아트 스페이스(관장 최수아)에서 개인전을 연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도시 속으로’란 테마를 통해 에버랜드와 압구정동의 밤 풍경을 담은 2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에버랜드의 아기자기한 건물들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풍기고 있다. 작품제목인 ‘지난 여름날의 추억’이나 ‘가로등 불빛 속으로’, ‘창밖으로 흐르는 불빛’ 등에서 알 수 있듯 추억과 기억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이석기씨는 작가인 동시에 오산중학교 미술교사다. 여기다 수원문화원이 발간하는 월간 ‘수원사랑’과 수원예총에서 오랜 동안 활동한 ‘문화지킴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그림작업과 함께 꾸준한 전시 기획도 벌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미술공모제도를 개선코자 마련한 ‘지팡이와 방망이전’과 ‘오리무중전’을 기획했고, 최근 국도 1호선 인근 작가들과 함께 ‘사통팔달전’(20~28일·수아아트 스페이스)을 추진하고 있다. 258-5652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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