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여소리·회심곡 독보적 … 14일 道문화의전당 공연
일반적으로 민속음악을 잘 하려면 주변 여건과 의지가 중요하다.
음악하는 집안에서 태어나고 스승을 잘 만나야 하며 본인의 스타일이 정립될 때까지 꾸준한 공력을 쌓아야 한다.
소리꾼 이희완 옹(67)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좋은 조건을 갖췄다. 수원에서 대대로 예능에 종사한 가문에서 나아 어려서부터 훌륭한 선생들을 모시며 경기민요나 잡가 등을 배웠다. 게을리 하지도 않아 상당한 실력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과 이에 따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세상에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는 점 등은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최종민 교수(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는 “이옹의 경우 비록 뒤늦게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시각장애 등의 악조건)이 지금의 이옹을 만든 계기가 됐다”며 “배운 소리를 겉으로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음악 및 인생 체험을 통해 스스로만의 독특한 소리세계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이옹이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을 전·후 해서다. 각 방송사를 통해 소문이 나더니 지난해 1월에는 경기민요 CD를 발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경·서도소리를 전공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많은 제자가 몰려와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이옹은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정력을 지녔다.
경기소리 중 특히 상여소리나 회심곡 등은 독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희완의 소리여행’에선 ‘정선아리랑’과 ‘밀양아리랑’ 등도 부르고 ‘경기상여소리’와 ‘회심곡’ 등도 들려 준다. 제자들과 ‘노래가락’, ‘청춘가’, ‘창부타령’, ‘뱃노래’ 등을 함께 할 예정이다.
어느 것 하나 이옹의 소리 맛이 배어나지 않는 작품이 없다. 노래 이외에 ‘길놀이’나 ‘학춤’, ‘진도 양북놀이’ 등도 준비돼 다채롭고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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