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개소문의 두 아들 무덤

약 1천300년전 고구려 망국의 주역인 연개소문의 아들들 무덤이 중국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지린(吉林)성 사회과학원의 고고학 계간지 ‘둥베이스지’(東北史地)가 최근호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가진 발굴 조사과정에서 뤄양(洛陽)시 링터우촌 등에 있는 고분이 남생·남산의 무덤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남생은 연개소문 사후 아버지를 이어 최고 실권자 자리인 막리지에 올랐으나 동생 남건·남산이 반란을 일으켜 당나라로 도망가 고구려 침공에 앞장섰다.

형의 자리에 오른 막리지 남건은 당군과 끝까지 싸워 유배 당했으나 남산은 항복해 관직을 받았다. 남생의 아들 무덤도 링터우촌 일원에서 함께 발견됐는 데도 남건의 무덤이 없는 것은 유배지에서 죽었고, 또 항복하지 않은 죄인 취급을 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망국의 보장왕 무덤 역시 시안(西安)에서 위치는 찾았지만 도시개발로 인해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생·남산의 무덤은 직경 16m 높이 6m의 원형으로 고구려 기와와 당삼채 등 당나라 도기 등이 출토되고 누구의 무덤인 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석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무덤이 비교적 화려한 것은 당나라에 항복해 벼슬을 지낸 연유로 해석된다.

이 발굴 보도가 눈길을 끈 것은 대하역사소설 ‘渤海始皇 대조영’(갑을패 발행)에서 망국의 원인이 된 남생·남건·남산의 권력 투쟁이 묘사된 근래의 독후감 때문이다. 소설은 1·2·3권으로 모두 802쪽에 대조영을 중심으로 통한의 고구려 망국에서 대당(對唐) 저항운동에 이은 발해 건국 과정이 백두산에서 요동성에 이르는 광활한 무대위에 간결한 문체, 재치있는 구성으로 스펙터클하게 되살렸다. 발해 건국을 고구려의 부활로 본 작가 이기담씨는 집필에 앞서 대조영의 흔적을 찾아 동모산 육정산고분군 돈화 등 많은 유적지를 현지 답사하는 고행을 감수했다.

그런데 중국의 남생·남산의 무덤 발굴은 예의 ‘동북공정’ 일환이다. 1천300년 전의 무덤까지 자국의 역사로 삼는 중국의 역사 왜곡이 고구려의 망국만큼이나 뼈아프다.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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