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아토피(Atdpy) 피부염’은 얼굴이 벌겋게 붓고 목에 붉은 발진이 솟아난다. 약을 바를 때면 약간 진정이 되기도 하지만 다리, 겨드랑이 등으로 가려움증이 번져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다. 아토피 환자들은 가려움의 고통과 무서운 합병증에 시달린다. 호흡 곤란이나 쇼크 등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도 있고, 가려움을 참느라 얼굴을 두드리다 망막분리라는 합병증이 와서 실명을 할 수도 있다. 다섯살 난 아들의 고통에 캐나다로 이민간 가족들도 있을 정도다.

아토피는 그리스어로 ‘기묘해서 알 수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현대 의학에서조차 원인과 치료에 대해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의학계에서는 아토피를 에이즈, 암에 이어 현대 의학이 풀어야 할 과제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명병’ ‘현대병’이라고 불리는 아토피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환자가 200만 명에 이르고 이 중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만도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어린이 5명 중 1명이 아토피와 비슷한 피부염을 앓고 있는 점이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은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까지 겹치는 경우가 많아 보통 심각한 상태가 아니다.

아토피의 원인 가운데 서구화된 생활·식생활·환경오염이 지적된다. 이란과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6~7세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2%에도 못미친다고 한다. 그러나 호주·영국·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60%에 육박한다. 이래서 아토피가 ‘선진국병’이라는 학설이 나온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사에서 공업국가일수록, 부자나라일수록, 서구국가일수록 유병률이 높게 나온다.

런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가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개도국인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런던으로 이주한 어린이들은 자메이카에서 계속 사는 어린이보다 아토피 발생률이 2배나 높았다. 한국이 ‘아토피 대재앙’에 직면한 것도 급격한 서구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엄마젖, 특히 초유에는 아토피를 막아주는 IgA라는 항체가 많이 들어 있는데 엄마젖을 먹지 못하면 IgA 부족으로 아토피에 쉽게 걸린다는 연구도 나왔다. 젊은 엄마들이 새겨 들어야 할 의사의 진단이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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