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그리워도-전영구

재생되지 않는군요

스물아홉 쯤에 잃어버려

이제라도 찾아보려 하니

허술하게 보관된 흑백필름처럼

곳곳이 끊겨 애를 먹이는군요

더러는

금세 지나간 일인양 선명해도

깊숙이 감춰둔 비밀처럼

우리로 지냈던 시간들은

어디쯤에 잘 묻혀있겠지요

멀어져서

잊혀져서

슬픔이 되는 지난 날들을

추억이라 말해야 편해질까요

미움보다

아픔보다 더

지금까지 나를 견뎌온 힘은

그립습니다

<시인 약력> 충남 아산 출생 / ‘문학시대’로 등단 / 동남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 시집 ‘손 닿을 수 있는 곳에 그대를 두고도’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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