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들 소리 내어 울었다
미친바람이 싣고 온 허무맹랑한 야욕의
뿌리 뽑히지 않으려고
일어서 손을 잡고 운다
섬 기슭 깊숙이 발목 묶어 놓고
어미의 젖줄에 흐르는 참 사랑 지키기 위해
억새들이 운다
이쪽, 저쪽 소리 내어 울었다
저 혼자 피고 지는 비비추의 자줏빛 꽃 무리
침략의 발자국에 밟힌 어머니의 영혼처럼 안고
자존의 문 열고, 문 닫으며
동해를 지키는 억새가 운다
날 세워 기어오르는
저 질긴 바람의 허욕
부딪쳐 밀어내며
억새가 운다 손을 잡고 운다
<시인 약력> 충북 청주 출생 / ‘월간문학’(수필), ‘시문학’(시)으로 등단 / 저서 ‘사과나무’ 외 다수 / 한국여성문학인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이사, 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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